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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우선 사지 말자

by 그레이스튜터 2025. 11. 18.

오늘 아이 겨울 패딩을 사러 NC백화점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원래 쇼핑에 시간을 오래 쓰는 성격이 아닙니다. 여러 매장을 돌며 비교하고 고민하는 것보다는, 목표한 매장 하나를 향해 직진해서 필요한 것만 빨리 고르고, 그다음 제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하는 걸 훨씬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오늘의 첫 목표도 분명했습니다. 초등 고학년 딸아이 겨울 패딩 하나 사기.

 

 


헤지스나 탑텐 등 여러 브랜드를 돌아볼 생각도 없이, 바로 행텐키즈 매장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50% 세일을 하고 있어서 정말 딱 알맞은 가격대에 예쁜 패딩을 하나 고를 수 있었어요. 패딩을 구입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런데 매장을 나와 잠깐 걸어다니다 보니, 아이들 바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왕 온 김에 이것도 하나 더 살까?”
세일하니까 몇 벌 더 사두면 괜찮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소비가 늘 그렇듯, 첫 구매가 시작되면 마음의 브레이크가 조금씩 풀리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필요하지 않지만,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은기분이 들고, ‘어차피 사야 할 옷이라는 합리화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요.

 

 

하지만 저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처음의 목표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오늘은 패딩만 사러 온 거였지.”
그 한 마디가 마음을 다시 정리해주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백화점이 먼 것도 아닌데, 정말 필요하면 다시 오면 되지."

 

결국 바지도, 상의도 아무것도 사지 않았습니다. 패딩 하나만 계산하고 그대로 제가 좋아하는 카페로 향했습니다. 사실, 이 한 시간을 위해 NC에 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따뜻한 시크릿 라테 한 잔과 책 한 권. 이 조합은 저에게 어떤 쇼핑보다 더 큰 만족을 줍니다.  ‘충전하는 시간’이지요.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보내는 그 한 시간이 너무나도 소중했습니다.
그리고 충전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더없이 가볍고 산뜻했습니다.

 

 

오늘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살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일단 사지 말자.”


필요한 것이라면 결국 다시 사게 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잊혀집니다. 지갑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망설임이 찾아올 때 잠시 멈추는 것. 그 잠깐의 멈춤이 소비 루틴 전체를 바꿉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때로는 구매보다 나를 위한 한 시간이 더 큰 만족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20대, 30대 때도 이걸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요.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오늘 잘했다라고 나에게 칭찬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