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상에서 발견한 ‘현실적 소비’의 중요성

우리는 흔히 “배달음식은 몸에도 안 좋고, 돈만 새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렇게 배워왔고, 예전엔 배달 앱만 켜도 찜찜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또 엄마이면서 동시에 일하는 나 자신을 돌보면서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
배달음식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순간에는
배달음식이 ‘나를 살리고’, ‘내 일상을 유지하게 하는’
굉장히 중요한 도구가 된다.
이번 주에 나는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크게 느꼈다.
아이가 독감에 걸리면, 엄마의 시간은 멈춘다
그리고 식사는 ‘전쟁’이 된다
어제 우리 아이가 독감에 걸렸다.
38도를 훌쩍 넘는 열과 기침, 축 처진 아이의 모습.
이럴 때면 엄마의 일정은 한순간에 멈춘다.
학교도 못 가고, 학원도 못 가고
그냥 집에서 5일 동안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시작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 케어와 동시에 나는
재택근무 업무도 처리해야 하는 사람이다.
아침·점심·저녁 삼시세끼를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 옆도 지켜야 하고,
이메일도 확인해야 하고,
고객 문의도 들어온다.
이럴 때 삼시세끼를 모두 집밥으로 차린다는 건
솔직히 말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아무리 집밥이 건강에도 좋고 경제적으로도 낫다고 해도
사람이 한정된 에너지 안에서 움직인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어떤 순간에는 배달음식이 ‘삶을 지켜주는 구조’가 된다
아이를 간호해본 엄마들은 알 것이다.
아이가 아플 때 집안일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 늘어난다.
빨래는 더 나오고, 청소도 더 필요하고,
아이의 상태를 계속 확인해야 하고, 약도 챙겨야 한다.
이 상황에서
불 앞에서 된장국 끓이고, 반찬 두세 가지 챙기고, 설거지까지 한다?
그건 내 몸과 정신을 너무 빠르게 소진시키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도 결심했다.
“오늘 점심은 배달이다.
하지만 가장 합리적인 선에서 선택하자.”
배달앱을 열어보니
본죽, 갈비탕 같은 속에 부담 없는 음식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도 먹을 수 있고, 나도 먹기 편한 메뉴.
이럴 때는 과하지 않은 음식이 가장 좋다.
게다가 그동안 모아둔 포인트도 있어
조금이라도 할인 받아 주문할 수 있었다.
이럴 때 포인트의 존재감은 꽤 크다.
‘그동안 그래도 열심히 아껴서 모아둔 게 있구나’
그 작은 보상이 참 크게 느껴졌다.
합리적인 선택의 기준: “비조리가 1,000원 더 싸면 그것을 선택한다”
나는 배달앱을 볼 때 늘 계산을 한다.
조리 / 비조리 메뉴가 있으면
비조리가 1,000원 더 싸다면 그걸 선택한다.
조리된 걸 데워 먹는 게 귀찮아 보일 수 있어도
그 1,000원이 쌓이면 결국 나의 ‘고정 지출 패턴’을 만든다.
그리고 밥은…!
공기밥이 1,500원이라면
나는 절대 주문하지 않는다.
그건 내가 집에서 잡곡 넣어 지은 밥이 훨씬 맛있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만큼은 내가 조금 귀찮아도 감내할 수 있다.
이런 작은 기준들이
결국 한 달 지출을 조용히 잡아준다.
때로는 나를 지키는 ‘필수 소비’
우리는 모든 소비를 ‘절약 vs 낭비’라는 두 가지 프레임으로만 보곤 한다.
하지만 실제 생활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독감 걸린 아이를 돌보며 일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배달음식을 시키는 소비는 낭비가 아니라 ‘필요’다.
내 에너지를 분배하기 위한 선택이고,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한 소비이고,
아이에게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때의 배달음식은
“내가 게을러서 시키는 소비”가 아니라
“내 일상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다
.
우리가 예산을 세우고, 절약을 고민하는 이유도
결국 이런 순간에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
엄마에게 필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일상’
아이를 돌보는 시간은 체력전이다.
그리고 일도 병행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럴 때 완벽한 집밥 3끼를 고집하는 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
나를 소진시키는 방식의 절약은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손해다.
가끔은 배달음식에 기대도 좋다.
그 덕분에
· 더 편안하게 아이 옆에 있을 수 있고
· 내 업무도 지킬 수 있으며
· 집안 분위기도 안정된다면
이미 그 소비는 충분히 가치 있다.
소비의 가치는
‘가격’이 아니라
‘그 소비로 인해 지켜낼 수 있는 것’에서 결정된다.
“배달 음식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배달 음식은 때때로
우리의 시간을 지켜주고,
엄마의 체력을 지켜주고,
삶을 유지하게 해주는
고마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배달음식을 죄책감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나의 기준과 경제 루틴을 만드는 것.
그게 바로
‘머니루틴’이 지향하는 현실적인 소비 방식이 아닐까.